대항해시대의 토사구팽?
컬럼 2009/02/12 21:52최근 대항해시대가 게임 업계에 "정액제 상용화에 망한 게임도 부활할 수 있는가"라는 큰 이슈를 하나 던졌다. 3년 전에 정액제로 유료화를 단행하고 하향일로를 걷던 게임이 전면 무료화 - 물론 부분유료화다 - 를 선언하자 서버가 꽉차서 접속이 안될 정도로 폭발하여, 추가 3개의 서버를 더 오픈했을 정도니 그 효과는 엄청났다. 실로 '대세는 부분 유료화'라는 말이 실감나지 않을 수 없다. 오죽하면 대항해시대가 이렇게 급 호황으로 돌아선 걸 보고 몬스터헌터도 따라 '죄송합니다'라는 광고 카피로 굽신대며 무료화를 하겠다고 했을까. (두 게임의 상관 관계가 얼마나 되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우연이라면 시기가 참 절묘하다.)
하지만 대항해시대가 가진 여러가지 문제는 아직 물 밑에 남아 있는 상황. 컨텐츠는 추가되어 늘었지만 게임의 구조적인 문제는 조금도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들 중에는 대표적으로 멀티 클라이언트가 있었다. 정액제 시절이라면 '제가 돈 내고 계정 여러 개 돌린다는데 뭐 막을 것 까지야...'라는 입장이었겠지만, 이제 서버가 폭발할 지경이니 이를 제재하는 것도 중요한 이슈가 되어버린 거다.
멀티 클라이언트(소위 '투컴'이라고도 하는데 대항온의 경우는 '다클'이라고 한다)의 문제는 다른 플레이어들의 노력보다 약간 많은 '관리 노하우'로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번에 한 배 가득 실어 날았을 때 얻을 이익을 2개 3개의 클라이언트(캐릭터)로 함께 실어 나른다고 생각해보라. 더 큰 문제는, 심한 경우 5개의 클라이언트로 진행하는 유저도 심심찮게 보인다는 데에 있다.
사실 이 멀티 클라이언트에 대해서, 업계는 관대한 편이었다. 리니지2, WOW 같은 MMORPG 뿐만 아니라 넷마블이나 넥슨, 다음 등의 포탈도 하나의 주민등록번호로 여러 개 아이디를 생성할 수 있다. 물론 한국이 아닌 경우라면 주민등록번호로 1인 1계정을 제한할 수도 없어, 사실상 멀티 클라이언트는 큰 관심이 아니었기도 하다. 게다가 일반적인 MMORPG - 싸움질해서 레벨을 올리고 퀘스트를 수행하는 형태 - 였다면 대항해시대도 멀티 클라이언트를 별로 제한할 생각은 없었을게다. 팀웍이 좋은 5인 파티는 5개 클라이언트를 돌리는 개인보다 효율이 좋을테니까.
그런데 대항해시대는 축재의 게임이다. 여기서 물건을 실어다가 저기다가 팔고, 저기서 물건을 만들어서 여기다가 판다. 전투가 게임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하이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여러 개 클라이언트를 돌릴수록 그 효율이 배가된다. 이는 다른 플레이어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것 뿐아니라 공정하지 않은 경쟁으로 인식된다.
그래서 제재를 하기로 했다는데까지 이해하고 동의한다.
다 좋다. 그런데 이제 '항해가 너무 지루'한 것이나 '인터페이스가 너무 불편'한 것은 어찌 해결을 할까가 관건이다. 배 속도를 빠르게 하면 항해가 덜 지루할까? 함상 이벤트를 많이 다양하게 발생시키면 안지루할까? 아예 아프리카(Afreeca) 계정을 하나씩 유료로 제공하고 '항해하면서 보세요'라고 하던지.
그래도 한 가지. 대항해시대를 최근에 담당 맡았던, 아니면 끈질기게 위(코에이와 CJ)를 설득하고 다니다가 이제서야 중요한 전략 결정이 만들어진 것이던 (또 아니면 계속 폭탄을 안고 죽으려고 했지만 새로 들어온 말단 신입이 제안한 것에 못이겨 '혹시?'하고 결정한 것이던) 제품 담당자(Product Manager)는 좋은 결정을 하고있고 했다고 본다(부분유료화나 자리비움, 다클 정책 모두).
궁금해서 참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17일부터로 공지된 제재 이후에 얼마나 강력한 제재를 할 것이며, 기존 다클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접을까 계속 할까라는 것. 아 막말로 캐릭 다섯 개 운전해서 하루 5천만 두캇을 벌다가 한 개 캐릭으로 천만 벌게 된다면 게임 계속하고 싶겠냐 이 말.
- 남은 두 가지 문제? 하나는 게임의 구조적 결함. 또 하나는 유료 아이템.
- 결론? 경제 관련 게임에서는 절대 멀티 클라이언트를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것.
- 쓰고 보니 관련 하소연을 발견.
- 대항해시대 PM 김하영氏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