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 총력전(Empire: Total War)
리뷰 2009/03/02 22:49총력전 시리즈는 처음 중세 일본(2000년작)을 배경으로 해서 전술 게임을 만든 이후 많은 호응을 얻어 유럽 중세(2002년작), 로마(2004년작)를 거쳐 이제 제국 시대까지 시리즈가 이어져 왔다. (2006년에 유럽 중세를 배경으로 한 번 더 만들었다.)
이번 시리즈의 핵심은 유럽이 화약시대로 들어섰다는 것으로 소위 라인 배틀(이 '라인 배틀'이라는 표현은 국내에서만 사용한다)이라고 부르는 정렬한 보병(Line Infantry)들이 2~30여 미터 거리를 두고 마주 서서 총을 쏘아대는 전투 방식이 독특한 시대이다. 흔히 레드코트(red coat)라고 부르는 붉은 코트를 입은 영국 군대와 프랑스의 파란 색 군복이 줄줄이 서서 긴 화약 연기를 뿜어대며 쏘고 꼬질대로 총신을 쑤셔 장전하는 모습이 바로 이 시대 전투의 장관.
나폴레옹 전쟁과 미국 독립전쟁까지 이어지는 이런 전투 양상은 중세의 창과 칼을 머스켓 소총으로 대체했지만 여전히 아직은 기병의 돌파가 주효하게 활약하는 시대이기도 하며, 기병과 보병의 공존에 어울리지 않게 대포의 장거리 화력 지원이 큰 효과를 발휘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 때의 대포알(cannon ball)은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서 엄청난 속도로 지면에 튕기며 보병들을 후려치는 영화 같은 명장면을 연출하는데, 이 게임 제국: 총력전에는 그런 전투의 모습이 그대로 표현되고 있다.
데모를 플레이한 결과를 보자면, 그래픽은 이제 더 이상 진보를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게 연출되고 있으며 섬세한 포연과 보병들의 전투 장면은 기존의 총력전 시리즈들이 보여주던 것 이상일 뿐 아니라, 병사들 하나하나의 움직임이 세세하게 연출되어 전장의 지휘관으로 내려다보는 느낌을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다. 아니, 전술과 전장 표현에 있어서 찬사는 '최고'라는 말로 부족한 수준.
다만 데모에서는 지상전과 해전 각각 하나의 스테이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게임의 핵심적인 진행이 되는 땅따먹기 전략 지도의 진행이 어떻게 나올지는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문제. 기존의 총력전 시리즈는 전략 지도에서의 진행이 '게임의 가장 많은 시간을 플레이하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전술 전투를 위한 양념처럼 너무 단순하게 만들어져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말하자면 게임의 핵심인 전술 전투는 너무 길고 복잡한데다가 거의 대부분 전투가 압도적인 병력으로 공격하는 입장이라 직접 컨트롤을 하면 필승지세인 것. 게다가 이게 또 계속 반복되다보니 항상 전투를 직접 조종하며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진다. 그래서 결국 전략 지도에서 AI끼리 싸우게 하며 후딱후딱 넘겨버리고 플레이를 하는데 정작 전략 지도에서의 게임 진행이 그렇게 썩 훌륭한 재미를 제공하고 있지는 못했다.
또 하나 큰 문제는 데모 버전만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한 전투를 위한 로딩이 대략 5~10분 가량 된다는 것이다. 본편에서도 같은 로딩을 그대로 한다면 플레이어는 전투를 직접 컨트롤하는 일이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제국: 총력전은 훌륭한 전술 전투 묘사를 하고 있음에도 전략 맵에서의 진행이 어찌될지에 대한 본편 플레이 이후에 다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훌륭하고 대단한 전장 묘사지만 매 전투마다 10분씩 기다려가며 게임을 할 인내심이 있는 플레이어들이 있을까 의문이다.
- 참고로, 테스트 사양은 E7200, 4GB RAM, GeForce 8800GTS(구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