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광고들은 누구를 노린 걸까
일반 2009/03/27 04:21게이머인 여러분께. 당신은 '게이머'가 맞습니까?에 붙여
게이머란 '게임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넓게는 '게임을 하지는 않지만 관심은 있는 사람'부터 좁게는 '매주 발매되는 대부분 게임을 사서 죄다 클리어하는 사람'까지, 이 사람들은 모두 게이머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엔 온라인과 콘솔, PC의 구분도 없고 특정 장르나 관심의 정도에 따른 분류를 하지 않는다. 게임에 관심만 있다면 모두 게이머이다.
사실 이 '게임에 관심 있는 사람'의 층은 매우 넓다. 어떤 사람의 할머니는 손자가 집에 오기만 손 꼽아 기다리다가 손자가 오면 고스톱을 켜달라고 조르시는데, 이 할머니는 게임에 돈을 쓰고 있지도 게임이 뭔지도 모르지만, 온라인 포털에서 고스톱을 치는 것만으로도 게이머로 분류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게이머의 영역 분류가 아니라, 시장을 분류하는 것이다. 캐주얼 게이머라고 부르는 - 게임에 대한 관심도나 소비 시간, 구매 의욕이 적은 - 계층이라고 하더라도 게임에 따라서는 가끔 구매를 하기도 한다. 요는 어떻게 이들의 지갑을 열게 하느냐 하는 것.
그런데 링크된 글의 바이오하자드5 광고는 전적으로 PR 부서의 판단 오류인게 확실하다. 일전에 언급했던 퍼블리셔들의 대표적인 삽질인 '배너 하나 걸어주고 마케팅 다했다'고 하는 것과 함께 '지하철, 버스 등 매스 타겟 광고'는 효과는 효과대로 없고 돈은 돈대로 들어가는데다가 광고 했다는 생색만 나는 PR이기 때문이다.
길 가는 사람이 게임에 관심이 정말 많고 게임을 구매하는 게이머 계층이라면, 이들은 이미 바이오하자드5가 곧 출시될거라는 소식을 접했을 가능성이 높다. 게임에 관심은 많지만 구매하지 않는 게이머라면 광고를 해봐야 어딘가 다운로드 사이트의 정액 쿠폰 값이나 올라가겠다. 게임에 관심은 별로 없는데 구매는 하는 계층이라면 바이오하자드5 광고를 보고 구매하기 보다는 매장의 점원이나 친구에게 의견을 물어볼 가능성이 높다. 광고로 얻을 수 있는 게임 정보는 정말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길거리 게임 광고가 가장 효과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누구도 길 가다가 메모지라도 꺼내서 게임 이름을 적어놓지 않는다'는 거다. 얼마나 강렬한 광고이길래 광고 대상인 (그것도 매스 마켓으로 광고할 만큼 캐주얼 게이머가) 게임을 염두했다가 웹사이트나 매장에서 추가 정보를 얻을 거라고 생각하는걸까.
내가 보기에 가장 효과적인 게임 광고는 게임 매체, 하드웨어 정보 매체 정도이다. 게임 매체에서 현재 뉴스에는 떠있지 않지만 생소한 타이틀이라면 광고를 클릭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하드웨어에 관심이 많은 계층은 대체로 게임에도 관심이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꽤 효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경우 게임을 TV로 광고하는 일이 많다. 일본 시장은 정말 특이하게도 바이오하자드5를 TV에서 보고 게임을 구매하러 가는 사람이 있는 시장 특성을 가지고 있으니까 가능한거다. 한국에서는 절대 무리라고 생각한다.
시장의 토양에는 관심이 없고 무작정 광고의 기법만 퍼다가 하는 마케팅들. 그들의 '지출'이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일조한다는데에야 감사하다만, 그렇게 광고비를 쏟아 부었어도 한국 시장은 안되는 시장이라는 인식을 주게될까 그게 참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