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징(Housing)

일반 2009/04/26 18:56

MMORPG에서 하우징은 꽤 오래된 관심꺼리이다. 울티마 온라인에서 최초로 브리타니아 어디에나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만들어 많은 플레이어들이 가상 공간에서 집을 짓고 재산을 축적하게 한 이후로 플레이어들은 게임 공간에서 집을 짓고 살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큰 매력을 느꼈다. 소위 MMORPG 플레이어의 성향에 '수집가형' 플레이어들이 주로 간심을 가질 궁극의 컨텐츠이기도 해서, 많은 뒤이은 게임들이 하우징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더랬다.

월드맵에 직접 집을 짓고 게임 플레이 공간과 하우징 공간이 중첩되는 형태, 울티마 온라인이 처음 시도했던 이 방법은, 불행하게도 플레이어의 재산이 증가하는 것에 비례해서 게임 플레이 공간을 잠식하게 되고, 결국 필드에서 플레이어가 활동할 공간을 개인적인 공간으로 만들어버리게 되는 문제가 있었다.

같은 방법을 시도했던 스타워즈 은하계(Star Wars Galaxies)는 울티마 온라인에 비해 훨씬 더 넓은 게임 공간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잠식되어 가는 필드를 수습하지 못했다. 플레이어들은 사냥과 퀘스트, 채집으로 활용될 공간을 다른 플레이어들의 개인적인 편의를 위해 잃게되는 것이다.

이런 필드 하우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나온 방법이 정해진 하우징 지역을 설정하는 경우와 다른 차원을 연결하는 방법이다.

쉐도우베인이나 다크폴 같은 게임들은 필드 하우징을 할 수 없는 대신 플레이어들 길드들이 마을을 건설할 수 있었다. 마을 안에 상점을 만들고 도시의 거래량과 시간, 투자 등으로 마을을 개발하고 발전시킨다. 이 방법은 플레이어는 '개인이 어디에나 집 지을 자유'를 조금 잃는 대신 게임 공간(필드)를 보존할 수 있다는 면에서 꽤 좋은 대안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플레이어들은 이 '필드 보호'를 위해 '내 집을 가질 자유'를 잃었다는데 불만스럽다.

누구나 집을 가질 수 있고 필드도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는, '다른 차원'은 결정적으로 MMORPG의 항구성(persistence)를 훼손한다. 플레이어들은 다른 플레이어의 집에 방문하기가 쉽지 않고 애써 꾸며 놓은 장식들을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자랑하며 뽐내기도 쉽지 않다. 결정적으로 이 '다른 차원'의 집으로 방문하기 위해 데이터 로딩 과정이 있다는 것이 치명적이다. 데이터 로딩을 해야한다는 건 곧 게임에서 연속성을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까지 등장한) 하우징의 가장 합리적인 구현은 필드 하우징을 하되 플레이어에게 정해진 지역에만 건설을 하게 하는 절충까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게임 공간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플레이어에게 자유로운 하우징을 제공할 수 있다는 면에서 합리적이긴 하지만, 역시 제한된 플레이어만 이 공간을 차지할 수 있다는 면에서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 (간혹은 이런 선착순 줄세우기가 게임 플레이어들에게 더 경쟁을 강조하는 요소라고 보기도 한다.)

사실은 이런 문제들로 많은 게임들이 하우징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하고는 실제로 구현하지 못하거나 만족스럽지 않게 제공하게 된다. 하우징을 원하는 플레이어들의 소유욕과 (소유욕에서 연결된) 과시욕을 채워주는 것보다 레벨링의 성취감과 경쟁의 승리감을 채워주는 컨텐츠 쪽이 좀 더 효율적인 방향이기 때문이다.

하우징은 결국 MMO 게임의 요소 중 가장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다. 언젠가는 더 새로운 합리적인 방법이 나타날지 모르지만, 또 언젠간는 하우징이 가장 비효율적인 MMO 게임 요소라고 정리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티마 온라인을 플레이했던 많은 올드 게이머들에게 가장 화려한 추억으로 남는 매력적인 게임 요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