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셜 게임(Social Network Game)에 대한 관심도 함께 되는데 이런 흐름을 타고 아이폰 게임에서 대박난 게임은 단연 '우리가 지배한다(We Rule, WR)'이었다. 그 이름처럼 한동안 WR이 아이폰 게임을 지배한 후, WR의 퍼블리셔 엔지모코(ngmoco)는 비슷한 류의 SNG를 하나 더 내어 놓았는데, 피터 몰리뉴의 '흑과 백(Blace & White)' 같은 갓 게임(god game)인 '신의 손가락(GodFinger, GF)'이다.

하지만 GF는 WR과 같은 퍼블리셔에서 나온 게임이면서도 과연 WR에서 그들이 얻은 노하우가 GF로 전달되었느냐는 관점에서 볼 때 별로 그렇지 않다는 느낌을 짙게 받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글을 시작해야할듯 하다.

만화 같은 깔끔한 그래픽, 아이폰의 터치 인터페이스를 잘 살린 게임 UI는 상당히 훌륭한 첫 인상을 주었고, 행성을 줌아웃해서 우주 화면으로 바꾸는 걸로 친구들의 행성을 쉽게 브라우징하고 찾아갈 수 있다는 점, 자기 행성의 주민들에게 친구들의 이름을 붙이고 이들을 내던지며 인터랙션할 수 있도록 되었다는 점 등 전반적인 (SNG라는 백그라운드를 빼고 생각하면) 자체로 훌륭한 게임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GF는 소셜 게임이라는 점에서 이런 장점들이 무색하게도 전혀 소셜하지 못하다.

WR과 다른 대표적인 특징인 '주민에게 이름 붙이기'는 이름을 붙이는 것 외에 전혀 어떤 연관도 소셜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자기 이름이 붙은 주민이 있는 행성에 들어갔을 때 이를 표시해주거나, 이 주민을 통해 방문한 플레이어가 얻는 것도 잃는 것도 심지어 화면에만 표시되는 유머도 없다. '어, 내 이름을 붙였네?' 이후에 연결될 감정의 발전이나 재미 요소가 없기 때문에 이 기능 자체의 존재가 무의미하다. 그렇다고 이름 붙인 플레이어는 이름 붙이고 할 수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라, 이름 붙인 주민을 가끔 던지면서 '이놈, 절루 가란 말야'를 외치는 정도랄까.

전반적으로 터치 친화적인 UI를 선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을 골라 탭하는건 생각외로 쉽지 않다. 플레이어가 탭을 하는 것에 일종의 우선 순위를 두고 줌아웃 상태에 따라서 무엇이 먼저 선택될지, 건물의 크기나 주민의 작업 행동시 위치 등에서 좀 더 세심한 고민이 필요했지만 그렇지도 못하다.

또, 아이패드에선 이것이 개선되는지 몰라도, 아이폰에서는 별을 돌려가며 작업을 지시하거나 구름, 해를 이동시키는 작업이 굉장히 불편하다. 이 역시 UI를 설계하면서 줌인 줌아웃 상태에 따라 지면이 얼마나 보일 것인지를 고민했어야 했다. 그저 행성의 중심을 기준으로 하는 간편한 설계는 플레이어들에게 너무 괴로운 경험이 된다.

사실 이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인데, GF에서 건물들이 생산하는 돈은 플레이어에게 아무런 전략도 제시하지 못한다. 주민을 하나 붙였을 때와 둘 붙였을 때, 셋 붙였을 때 작업 시간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어차피 노는 주민들을 쓸 곳도 없고 심지어는 제사를 지내게 해서 마나를 모은대도 마나를 쓸 곳이 없다.

아니 이런 것들이야 어쨋든, GF가 소셜 게임이라면 플레이어들이 감정을 교환하도록 유도하는 어떤 장치가 있는가. 다른 플레이어에 별에 가서 할 것도 없고 가서 마법을 걸어준다고 내가 뭘 얻는지, 즐거움을 주는 것도 보상을 명확하게 주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소셜은 그렇다고 치고, 행성 꾸미기는 제대로 되어 있나라고 생각할 때 그것도 별로 그렇지 않다는 것. 소셜하지도 않고 꾸미기도 없고 그냥 그림 하나만 볼만한 망겜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다.

그런데 여기에 언급한 이야기들이, 사실은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에서 서비스하는 (제들은 소셜이라고 주장하는) 모든 게임들에 거의 그대로 대입해도 별로 차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한 켠으론 어이 없으면서도, 다른 한 켠으로는 소셜 게임 개발에 관심이 있는 사람(기업)들에 기회가 된다는 것이 재미있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