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y Wars

리뷰 2008/01/12 03:03

크루세이더킹 이후로 할만한 게임을 찾다가 게이머즈게이트에 등록된 판타지워즈를 발견했다. 스크린샷으로 미루어 보건대 이건 좀 어중간한 워크래프트3 같은 판타지 배경 RTS라고 생각하고 며칠 고민을 하다가 큰 맘 먹고 질러버렸는데... 이렇게 낚여서 시작한 판타지워즈는 RTS가 아닌 택틱스 게임이었다.

게임의 기본 골격은 다른 전략 게임들처럼 캠페인에 따라서 스테이지 맵을 클리어하고 병력을 보충한 뒤 약간의 대화를 본 뒤 다시 다음 스테이지 맵으로 투입되는... 그런 형식이다. 그렇다. 이건 흔히 보던 일본식 택틱스 게임의 기본 형태이고, 판타지워즈는 거기에 거의 완벽하게 부합하는 게임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이런 일본식 택틱스를 경험했던 플레이어는 처음에 적응 기간이 별로 필요하지 않다. 반대로 너무 뻔한 전개 방식이라 뭔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어 플레이어는 좀 더 빨리 게임 룰에 지치게 되고, 게임의 엔딩이나 재미를 느꼈다고 싶은 순간부터 질려가기 시작한다. 배울 룰도 없고 신선한 스토리도 없고, 그나마 일본식 택틱스 게임들에서 써왔던 여러 노하우들도 적용되지 않고 있어 그냥 단순한 [병력 이동 + 전투 숫자]를 반복하는 게임이 되고 말았다.

그나마 이 게임의 장점이라면, 워크래프트3에 조금 유사한 그래픽이고 스테이지 중간 중간의 비주얼도 워크래프트3를 연상하게 하는 꽤 그럴듯한 연출을 하고 있지만, 정작 긴박감 넘치게 '오크 군대가 몰려오고 있다!'고 나불댔으면서 긴박감 없는 턴방식 전투를 해야한다는 애매한 것이 동시에 최대의 단점이 되어버린다.

게다가 스테이지의 적 인공지능도 그리 뛰어나지 않은데다가 플레이어의 부대에 '위협'이 될만한 상황도 별로 발생하지 않아, 플레이어는 그저 몰려다니며 하나씩 다굴을 일점사를 하다 보면 어느새 스테이지의 보스가 코앞에 다가오고 보스마저 일점사 앞에서 허무하게 쓰러져대는 통에 이 게임은 도무지 플레이어의 경험 곡선이라는 것에 대해서 어떤 고민을 했느냐는 근본적인 물음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게이머즈게이트의 순위가 낮았던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 거다. 리뷰 점수는 그럭저럭 받았지만 판매 순위에서는 바닥을 맴도는 이유. 사람들이 판매량 순위를 놓고 제일 위에 있는 게임으로 몰려들 수 밖에 없는 시장 자본주의적인 단순한 원칙을 새삼 깨닫게 만드는 게임이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