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오프는 지난 2005년 한국 온라인 게임 업계에 스포츠 게임 열풍을 불게 했던 프리스타일 이후 개발하기 시작한 수십 개의 스포츠 게임 중 하나이다. 당시 한국에서는 온라인 스포츠라는 장르가 프리스타일에 의해 개척된 이후 축구, 배구, 테니스 등의 게임들이 속속 개발 착수 됐는데, 이 게임들의 대부분은 개발중 엎어지고 최근에 나오는 몇몇 배구, 축구 게임들이 당시에 개발을 시작했던 것들이다. 이렇게 시장 상황에 따라서 막무가내로 개발하기 시작한 게임들은 대체로 완성되면 다행이라고 보는 편이 좋다. 왜냐하면 평소에 스포츠 게임 개발에 대해서 별로 고민한 바도 없고 경험도 없는 개발자들이 어느 날 갑자기 마케팅 팀이나 사장님의 긴급 지시로 "요즘 스포츠 게임이 뜬다던데 축구 어떠냐?"를 하달받고 착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 개발을 시작했던 축구 게임들은 대부분이 위닝일레븐과 피파 시리즈의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했더랬다. 위닝이 물론 완벽한 물리 엔진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꽤 그럴듯한 물리 계산을 해서 공의 움직임이 리얼한 편이지만 이걸 네트워크로 옮기는데는 꽤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 그리고 동기화되는 부분이 제일 어려운 문제였다. 그나마 피파 시리즈는 계산이 그리 정교하지는 않지만 많은 부분에서 현실적인 요소들(realistic factors)을 무시하고 넘어가는 것들이 있고, 동기화 부분에서 이런 덕을 좀 볼 수 있다. 그래서 프리스타일은 그냥 대충 계산하고 대충 비교해서 공을 뺏는다 뺏긴다 슛이 들어간다 따위를 판단했고, 패스의 궤적에 선수가 있거나 말거나 공은 패스됐고 슛은 성공했다.
킥오프는 말하자면 프리스타일의 완벽한 축구 버전 포팅(porting)이다. 계산을 대강 철저하게 무시할 건 무시하고 넘어가는 것에서나 레벨에 따라서 스킬을 구입하고 옷을 사서 능력치를 업그레이드 한다는 부분에서나, 일정 레벨이 되면 DF, MF, FW가 각각 CB, SB, DMF, OMF, CFW, WFW로 전직하는 시스템에서나 완전히 똑같다. 어쩌면 이렇게 똑같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킥오프는 프리스타일의 완벽 재현이다. 게다가 캐릭터와 배경 그래픽까지도 완전히 기시감이 든다. 심지어 단축 메시지로 '패스해!' '나이스 슛!' 하는 음성까지도.
그래서 게임은 축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공을 패스를 하고 골대에 슛을 넣기는 하지만 이게 축구인지 농구인지 도대체 축구와 농구의 구분이 게임 방식 어디에서 구분할 수 있는 건지 모를 정도다. 그나마 킥오프가 발로 공을 굴리고 있는 것만이 이게 축구라는 유일한 특징을 보여줄 뿐이다.
결국 넥슨에서는 이런 요소들을 가능성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프리스타일과 같다는 것이 프리스타일과 같은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 같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넥슨은 나름의 기준에 의해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단지 그냥 성공이 아니라 대박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는 것만 퍼블리싱을 한다고 하던데... 딱 그런 느낌이다. '될 거라는 느낌 받았다'고 누군가 생각한.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들이 간과한 것이라면 일단 스포츠 게임 열풍은 애초에 없었다는 것. 2005년 프리스타일의 성공은 그게 프리스타일이란 게임이 국내에서 신선한 시도였기 때문이지 그게 결코 훌륭한 게임이기 때문은 아니었다는 거다. 게다가 지금이 2006년만 됐어도 그런 가능성이 일말이나마 남아 있었겠지만 지금은 2008년이라는 게 문제. 게임 개발은 2~3년 뒤를 보고 개발해야 한다는게 정석이지만, 2~3년 전에 나왔어야 할 게임을 이제서야 내보내면서 대박을 기대했다는 건 좀 에러라는 생각이다.
그냥 결론을 말하자면, 프리스타일 만큼 재미도 느껴지지 않는데다가, 축구라는 느낌도 별로라서 오래 할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프리스타일식의 클래스 구분과 진급은 솔직히 스포츠 게임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나마 농구였으니까 가능했지 축구의 수 많은 변형 포지션들을 풋살이라는 핑계로 6개 포지션으로 나눈다는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게다가 풋살은 정식 축구와 달리 공격수, 수비수 구분도 쉽지 않은데 말이다. 이 게임을 설계한 사람들은 프리스타일을 너무 좋아한 매니아였던지 아니면 게임 기획 설계에 관심이 쥐꼬리 만큼도 없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이리 완벽하게 카피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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