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가 게임 판매량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언제나 그렇듯이 이 글에 통계적 근거나 수치적인 자료를 제시하려는 건 아니고 그냥 머리를 굴려보는 간단한 생각이다. 일단 게임 회사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면 많이 팔릴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그런데 EA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게이머의 성향에 따라서 조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음, 그러면 계층별로 생각을 나눠서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게임 시장의 피라미드 구조에 따라서, 크게 게임에 열광적인 '하드코어 게이머', 가끔 정보도 찾고 사람들과 대화도 하는 '일반 게이머', 게임을 하기는 하지만 정보에 별로 관심 없는 '캐주얼 게이머', 아무것도 모르는 '비게이머'의 층 정도면 될 듯 하다.

  1. 하드코어 게이머
    이들은 개발사에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 언제 어떤 게임이 나오는지, 잘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서 거의 완벽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개발사나 퍼블리셔의 적절한 언론 플레이는 이들의 귀를 현혹시킬 수 있고, 이런 사례는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기도 하다. 특히나 몇 년 전의 '빅3 이벤트'를 보자면 확실히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눈을 속이는 뭔가가 있었다. 아니 어쩌면 하드코어 게이머들이 현혹되었다기 보다는 하드코어 게이머와 일반 게이머 사이에서 살짝 걸친 층을 현혹시켰는지도 모른다. 정말 빠삭한 정보를 가진 소수의 게이머들은 이미 '빅3는 먹을 것 없는 잔치'라는 소문을 돌리기도 했으니까.
  2. 일반 게이머
    개발사에서 뭔가 그럴듯한 걸 만든다는 소문을 듣기는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 적극적인 정보를 찾아보거나, 출처를 확인하거나, 직접 스크린샷들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뭔가를 찾아내는 일을 하는 일은 드문 계층이다. 가끔 흘러나오는, 가끔 노출되는 언론의 정보를 보고 나름의 판단을 하지만 이들의 판단이 옳게 흘러가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소문을 전파하는 주요 계층이지만, 놀아나기도 쉽게 놀아나는 계층이라는 것도 사실. 아마 우리가 생각하는 주요한 마케팅 대상이겠다.
  3. 캐주얼 게이머
    애초에 게임에 대해서 뭔가 고민하거나 정보를 찾는 시도를 하지 않는 계층이다. 마케팅 따위의 실제 액션은 거의 효과가 없을 것이고 (마케팅하는 공간 자체에 존재할 확률이 적으므로) 소위 '매스마케팅'의 대상이기는 한데 실효를 거두기는 그리 쉽지 않을듯. 일례로, 지하철이나 극장에서 광고하는 삽질을 주로 하는 이유겠다. 이들이 길가다가 서서 게임 이름을 기억하거나 메모했다가 컴퓨터 앞에서 찾아보는 일 따위를 할거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에러. 이들의 기억이나 무의식에 남을 정도로 마케팅을 하려면 통신사나 카드 회사들이 TV 광고에 쏟아붇는 돈 만큼 쏟아부어야 할 거다.
    결국 이들을 위한 마케팅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입소문'인데, 이 입소문이라는 건 보통 '검증된 게임'이나 가능하지 아무 게임이나 만들어낼 수 있는게 아니라는 소리다. 1과 2를 거치면서 게이머들이 '이건 정말 재밌다'는 공감대가 생기기 시작해야 그게 3의 계층으로 넘어온다는 뜻.
  4. 비게이머
    3의 캐주얼 게이머들까지 완전히 인정한 컨텐츠에나 간신히 뛰어드는 '뒤늦은 게이머'들이다. 디아블로2를 여전히 플레이하고 있는 계층이기도 하고, 여전히 스타크래프트를 열광적으로 시청하는 계층이기도 하겠다. 평소에는 게임에 대해서 관심 없지만, 점심 시간에 밥 먹고 당구 한 게임 치듯 스타크래프트 한 판을 하는 일반 기업의 비즈니스맨들이나 게임 매니아 남친을 둔 여자들 정도가 해당되는 계층이다. 마케팅의 대상도 주요 소비층도 아닌, 게임의 수명을 길게 끌고 가 주는 계층 정도일까.

음, 분류를 하고 보면 사례를 좀 더 파고들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빌로퍼의 헬게이트가 소문만 그럴듯한 잔치였던 이유나 리처드 개리옷의 신작이 혹평을 받는 이유 정도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고, EA 게임들이 왜 하드코어 게이머 계층이 아니라 일반 게이머나 캐주얼 게이머들을 위한 타이틀에 집중하는지도 이해될듯 하다. 솔직히 우리끼리 이야기지만, EA의 주력 게임(주로 스포츠 프랜차이즈)들이 어디 그 퀄리티에서 눈알 돌아갈 수준으로 나온 적이 있던가. 음. NBA 시리즈는 좀 눈 돌아가게 나오기도 하는군.

뭐 어쨌든, 뭔가 진지하게 생각해보자는 뜻에서 쓴 글은 아니고... '일반' 카테고리의 글들은 대충 이정도 선에서 써볼까 하는 선 긋기 정도라고 첫 글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