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복제는 기본적으로 해적판(piracy)이라기도 하지만 불법 복제(illegal copy)라고 하기도 한다.

먼저 소프트웨어를 구매한다는 개념을 알아야 하는데, 소프트웨어를 구매한다는 것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권리를 구매'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집을 살 때 전세를 사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사용자가 WinRAR 같은 유틸리티 프로그램을 구매했다고 하면, 이 프로그램은 '집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회사에서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프로그램의 사용권을 사서 직원에게 깔아줘야만 한다.

그래서, 왜 불법 복제냐면, 소프트웨어를 구매한 사용자는 디스크의 손상을 대비해서 합법적으로 백업 복제(back up copy, legal copy)를 만들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임 정품 CD를 산 사람은 자신의 디스크가 파괴되는 걸 예방하는 차원에서 디스크를 한 장 복사해둘 수 있고, 이걸로 실행할 수 있다. 또한 하드에 설치한 프로그램이 정품 CD 인증을 요구하는 것에 귀찮을 경우 CD 인증을 우회하는 실행파일(소위 크랙된 EXE 파일)을 사용하는 것도 법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그래서 이게 프로그램을 덤프하고 해킹해서 릴리즈하는 그룹들에게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우리는 정품 사용자가 백업 복제를 만들어 실행하는데 불편한 것을 편하도록 돕는 것이지, 이것을 불법으로 사용하라고 만든 것은 아닙니다"라는 논리.

최근 수입/유통을 불법이라고 결정한 R4 같은 도구는 (덤프는 자체가 불법이다) 멀티미디어나 MP3를 실행하는 기능을 닌텐도 게임기를 가진 사용자가 확장해서 쓸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주로 놓고 있고, 거기에 부차적으로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실행할 수도 있는 것라고 말하고 있고, 덤프된 불법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서 설치하는 것은 사용자의 선택이기 때문에, 이 도구의 유통/판매/사용 자체를 불법으로 놓을 수는 없다. 즉, DS용 덤프된 게임 프로그램들을 퍼뜨리는 사이트들은 불법이라고 막을 수 있어도, R4 자체는 막을 수가 없는 거다. 이건 마치 CDRW가 처음 나왔던 당시에 CDRW를 판매하는게 불법 복제로 사용되기 때문에 CDRW의 유통은 불법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병신 짓이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면, 소프트웨어의 불법 복제 자체를 막기에는 현실의 법이 너무 낙후되어 있다는 말이다. 불법 복제를 하는 측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이 법을 피할 구멍이 무궁무진하게 뚫려있고 각각이 들보만해서 '불법 복제 금지'라고 법적인 논리만을 가지고 도구를 판매하는 걸 금지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소리다. 왜? OS에서 복제 기능을 아예 없애 버리지?

소프트웨어를 불법 복제하는 걸 막을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제조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를 덤프하거나 크랙하거나 혹은 R4 같은 도구를 만들어 파는 걸 막는 것인데, 이걸 막기는 가장 쉬워 보이지만, 오히려 가장 피해가기도 쉽기도 하다. "우리는 불법 복제를 만들라고 만든 게 아닙니다." 하나면 충분하니까. 또한 '소프트웨어를 구매한 사람이 EURA(최종 사용자 동의서)를 동의한 사람만 상자를 뜯는다'는 식의 문구로도 완벽하게는 막을 수 없다.

두 번째 방법은 이것들을 유통하도록 하는 인터넷 사이트나 직접 유통을 한 사람을 막는 건데, 불법 복제가 주로 일어나는 인터넷 프로그램 공유 사이트들도 예의 논리, "우리는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를 권장하고 있지 않으며, 나름의 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하면 된다. 그래서 이 방법의 극약 처방 중 하나로 이런 사이트에서 직접 파일을 업로드하고 다운받을 수 있게 해둔 사용자들을 고발해서 벌금을 챙기는 짓들이 생기게 됐는데, 논란이 많기는 하지만 꽤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단지 미성년자들을 이런 방법으로 혼내주는게 좋은 방법인지, 수천 수만 명을 이 방법으로 막는게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듯 하다.

세 번째 방법은 다운로드해서 실행하는 사람들을 잡아내는 건데, 주로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을 뿐 개인 사용자를 잡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개인의 집에 가서 컴퓨터를 열어보려면 혐의를 확실하게 잡고 나서 영장을 들고 와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판매하는 쪽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막긴 해야겠는데 막기는 너무 힘들다.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이게 소프트웨어 개발 단계에서 좀 더 고민해서 온라인 다운로드 컨텐츠들을 활용하면 100%는 아니지만 상당 수 막을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 이 글은 닌텐도의 R4에 대한 대응에 대한 방법적 오류를 이야기하는 것이지, 이것이 불법 복제 하는걸 내버려 두자는 뜻은 아닙니다.
  • 문결에서 말했듯이,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불법 복제의 메리트가 적도록 설계, 개발하여 막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 본 사이트의 모든 리뷰는 정품 혹은 데모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후 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