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가 부분유료화로 전환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 변했는지 가서 봤다.

월 정액을 하던 유저는 여전히 가방과 기타등등의 기존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 월 정액과 거의 비슷한 (혹은 약간 더 통합적인) 월 5,500원 혹은 9,900원의 정액을 유지해야 한다. 기존 유저들 입장에서 값이 싸지기는 했지만 이외에도 펫을 구입하거나 캐릭터 카드를 구입하거나 하는 내용들에서는 별로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면, 이건 기존 사용자들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인듯 하다.

그런데 부분유료화의 핵심인 유료 아이템 가격들을 보면, 마비노기의 유료 정책을 수립한 담당자의 비개념이 그대로 드러난다. 30분 버프나 1회성 아이템을 사용하기 위해서 990원짜리 아이템을 사도록 하고 있는 걸 보면서 말이다. 마비노기는 부분유료화를 해외 수출을 하면서 이 시스템을 검증했다며 언론 홍보를 했던 걸로 봤는데, 이런 아이템 정책으로 해외에서 성공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사실 부분유료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저가의 필수 아이템을 꼬박꼬박 구입하게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간혹 있는 찾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꼭 있어야 되는 기능 - 이를테면 WOW의 캐릭터 서버 이전이라던가, FPS 게임들의 닉네임이나 길드명 변경 같은 것들 - 을 비교적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마비노기의 아이템들은 이런 기본적인 정책이 수립되어 있지 않다.

대충 비교해보면 월 정액을 9,900원에 구입하는 게 말하자면 '저가의 필수 아이템'이 되는 셈인데 이전처럼 기간을 선택해서 구매하는 기능이 사라졌다. 1일, 7일, 30일로 되어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가격을 1~200원 단위로는 팔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을까. 하지만 아이템 가격에서 보면 300원짜리도 있는데, 왜 기간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한 걸까.(재확인 결과 7일/30일/90일로 되어있음.)

아이템들을 보면 더 가관이다. 부활 기능 한 번에 300원, 아이템 염색 약에 990원, 무려 5분 동안이나 자신의 레벨을 약간 떨구는 아이템에 500원, 심지어 캐릭터의 외형이 최장 1주일 동안 더 어리게 혹은 더 나이들어 보이게 변할 수 있는 아이템이 990원... 이 아이템들에는 누가 구입할 것이라고 예상되는지, 얼마나 구매 의욕을 갖도록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 단지 기존에 있던 기능들을 조금 쪼개서 판매한다는 느낌.

사실 이런 유료화의 병신짓은 어느 게임에나 약간씩 있었다. 그런데 솔직히 마비노기 만큼은 아니었던 걸 보면, 다른 게임들의 유료 아이템들이 생각외로 꽤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받기까지 한다. 어쩌면 이건 고도의 작전인 것인듯 싶기도 하다, 다른 게임들을 돋보이게 하려는.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