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가 부분유료화를 한지 이제 거의 일주일이 되었다. 새 서버 '룬다' 서버가 열렸고, 최근 며칠 동안은 룬다 서버도 거의 구 서버(구섭)들에 필적하는 접속자 상황이 되어가고 있으니, 나름 부분유료화는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마비노기 부분유료화의 효과는 크게 두 가지를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유저 수의 증가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어지는 매출의 증가이겠다.

유저 수의 증가는, TIG의 기사에 비해서 그렇게 뚜렷하게 눈에 띄는 증가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일단 마비노기 자체가 2시간 무료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2시간 무료 플레이를 즐기던 유저들은 부분유료화가 별 다른 점이 없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결제를 하던 유저들이야 원래 결제를 하고 했으니 또 별 차이가 없었고. 다만 이 부분유료화+24시간 무료 플레이 덕분에 기존에 게임을 접었던 플레이어들이 일부 돌아왔다고 보인다. 그것이 TIG에서 이야기한

"넥슨 관계자는 “<마비노기>는 지난 8월1일 직후 유저가 5배 이상 증가하고, PC방 이용 시간이 급증했다. 무료화를 통한 접근성 향상과 4년 만에 처음 열린 신규서버, 새로운 메인스트림 시나리오, 연금술 스킬 등의 신규 컨텐츠, 소녀시대의 티파니를 활용한 프로모션 전략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자세히 살펴보면, 1) 접속 시간의 증가 2) 일부 유저 수의 증가로 인해서 동시 접속자가 크게 늘어나게 된 것이지 전체 사용자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볼 수는 없다. 즉, 유저가 5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은 동시 접속자(CU)를 이야기하는 것일 가능성, 또는 부분유료화 이후 '어떻게 변했나'를 보러 돌아온 기존에 접은 유저들의 수요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게임중에 보면 진짜 초보도 간혹 있긴 하다.)

문제는 구섭으로 사람들이 돌아왔더니 부분유료화 당일 발생한 '연금술사 버그를 이용한 아이템 합성 악용'이었다.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을 통해서 일부 플레이어들은 재료를 소모하지 않고 아이템을 합성할 수 있었고, 수십에서 수백만 골드에 해당하는 아이템들이 복사되었고 거래되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패치로 꽤 많은 수의 플레이어들을 제재하기는 했지만 '살아남은' 범죄자들이 있었고 구섭의 시세는 망신창이가 됐다.

매출의 증가는, 일단 경험 자체로만 이야기해도, 일단 엄청난 매출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랫만에 돌아온 플레이어들이 말타고 새타고 뛰며 나는 옛 친구들을 보면서 한 마리쯤 지르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고, 사실 빠른 이동 수단이 없이는 돌아다닐 수 없도록 엄청나게 넓어진 신대륙(이리아)은 이를 유도한다. 그래서 '돌아온 플레이어들의 수 = 매출의 증가'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부분유료화 이후 10일간 이벤트라고 이름 붙여진 유료 체험은 '있던 것이 없어지는 효과'를 플레이어들에게 주게 되므로, 꽤 큰 효과를 가지게 될 것이다. '어, 이것도 유료 기능이었구나'라는 걸 느끼는 순간 플레이어는 불편을 감수하고 플레이를 해야하고 월 9,900원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회당 300원으로 변한 나오의 부활 서비스는 죽었을 때마다 '나오를 구매하시겠습니까'라는 버튼을 보면서 갈등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부분유료화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본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유료 아이템은 두 가지로 구분되어야 한다. 하나는 싸게 '물처럼 펑펑 쓰는' 아이템이고 또 하나는 '비싸지만 유혹적인' 아이템이다. 나오는 확실히 물처럼 펑펑 쓰는 아이템이 되어야 했다. 아무래도 회당 300원을 고민하면서 쓰게 만드는 것보다는 개당 100원 정도로 부담없이 왕창 질러놓고 쓰다가 없으면 허전해서 다시 지르게 만드는 쪽이 더 유리하다. 단기적으로 나오의 매출은 100원짜리보다 높겠지만, 장기적으로 '항상 100원짜리를 팍팍 질러쓰는' 것과 '고민하며 가끔 지르는' 것의 차이는 긴 레이스에서 차이가 난다. 구매저항도 그렇고.

결정적으로, 나오를 빼면 유료 아이템 중에서 사서 쓸만한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가장 크다. 이 아이템들은 대부분이 구섭의 고레벨 플레이어들을 기준으로 한 것들이라 실제로 부분유료화의 주 고객이 되는 대상층, 즉 신규 혹은 귀환 유저들은 동물 카드를 빼면 살 아이템이 없는 거다. 하지만 마비노기의 부분유료화에서 주 고객은 구섭들의 괴물들이 아니라 새로 생긴 룬다 서버로 이주한 플레이어들이라고 보는게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런 근거가 있다. 기존에 게임을 접은 유저들이 접은 이유가 무엇이던간에, 1~2년이 지나서 돌아왔다. 고3이던 플레이어들은 대학생이 됐고, 대학생이던 플레이어들은 직장인이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1~2년이라는 시간 만에 돌아온 플레이어들은 이전보다 나이를 더 먹게 됐고, 구매력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걸 뜻한다는 말이다. 즉 싸고 물처럼 써야하는 필수품을 지르는데 전보다 더 적은 고민과 더 적은 저항을 가지고 있고, '까짓것'하고 생각하며 쓸 수 있는 돈이 되는 거다. 100원과 300원의 차이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건가? 글쎄. 난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부분유료화는 나름의 성과를 냈다. 새로 생긴 서버도 꽉꽉 채우고 있고 (아직 구섭들보다는 적지만) 구섭들은 접속자 폭주로 접속하기도 힘들다. 매출도 증가했고 덕분에 '부분유료화를 하자'고 주장했던 넥슨 내부의 사람들은 목에 힘을 좀 줬을게다. 그런데, 어쨌든,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 결론은 이거다. "제발 살 만한 아이템 좀 진열해 놓고 팔 생각을 해라."

  • 룬다 서버에서 플레이하고 있사오니 (넥슨 직원들은) 지나가다가 아이템 좀 버려주세요.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